벼랑 끝 바다에서 만난 은혜 – 장재형 목사 (Olivet University)

영국의 낭만주의 화가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J. M. W. Turner)는 거대한 자연 앞에 선 인간의 무력함을 화폭에 담기 위해, 맹렬한 폭풍우가 몰아치는 겨울 바다 한가운데로 나아갔습니다. 돛대에 자신의 몸을 결박한 채 거친 파도와 비바람을 온몸으로 견뎌낸 그는, 칠흑 같은 바다 위에서 요동치는 한 척의 배를 통해 통제할 수 없는 인생의 절망과 인간의 실존적 두려움을 경이롭게 묘사해 냈습니다. 우리의 삶 또한 터너의 캔버스처럼 예고 없는 광풍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나침반은 방향을 잃고 돛대마저 부러진 절망의 한복판에서, 우리는 과연 어디로 시선을 두어야 할까요. 장재형 목사는 사도행전 27장에 기록된 바울의 위태로운 항해를 통해, 파선 직전의 벼랑 끝에서 오히려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구원의 섭리와 마주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난파된 시간 위로 흐르는 따뜻한 섭리

우리는 종종 나의 뜻과 상관없이 몰아치는 인생의 폭풍 앞에서 신의 ‘예정’을 차가운 운명론으로 오해하곤 합니다. 모든 것이 이미 정해져 있어 인간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없는, 억압적이고 무력한 굴레처럼 느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얄팍한 오해에 대해 장재형 목사는 따뜻하고 깊이 있는 신학적 통찰을 제시합니다. 그가 성경의 행간에서 읽어낸 하나님의 예정은 우리를 맹목적인 파도 속으로 밀어 넣는 폭력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고유한 가치를 귀하게 여기시는 선하고 자애로운 사랑의 계획입니다. 이는 우리를 무감각하게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주와의 가장 친밀하고 인격적인 관계 속으로 부르시는 초청장과 같습니다. 세상의 창조 이전부터 쓰이기 시작한 이 위대한 복음의 서사 안에서, 우리는 우연히 바다에 던져진 표류자가 아니라 분명한 목적을 지닌 소중한 항해사로 거듭나게 됩니다.

칠흑 같은 밤, 뱃머리를 지킨 단 한 사람의 믿음

사도행전 27장에 등장하는 ‘유라굴로’라는 거대한 광풍은 우리의 일상과 내면을 사정없이 뒤흔드는 고난을 상징합니다. 선장과 선주라는 세상의 전문가들조차 통제력을 잃고 생존의 소망마저 완전히 끊어졌던 그 절망의 배 위에는, 역설적이게도 죄수의 신분으로 묶인 바울이 타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죽음의 공포에 휩싸여 떨고 있을 때, 바울 한 사람의 굳건한 믿음이 뱃머리를 지키는 영적인 등대가 되었습니다. 그는 두려워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뱃사람들 앞에 담대히 선포하며, 자신과 함께 배에 오른 276명의 생명을 모두 구원해 내는 기적의 통로가 되었습니다. 이 깊은 성경 묵상의 여정에서 우리는 한 사람의 온전한 순종과 신뢰가 얼마나 위대한 생명력을 지니는지 깨닫게 됩니다. 깨어 있는 한 영혼의 굳센 믿음은 결코 개인의 위안에만 머물지 않고, 무너져가는 가정과 흔들리는 공동체 전체를 살려내는 거룩한 구명정이 됩니다.

요동치는 선창 아래서 쓰인 구원의 위대한 서사

2천 년 전 지중해 한가운데서 벌어진 이 치열한 생존과 은혜의 기록이 오늘날 우리에게 고스란히 닿을 수 있었던 것은, 흔들리는 선창 아래서도 묵묵히 펜을 들었던 ‘누가’의 헌신 덕분입니다. 장재형 목사는 생사를 넘나드는 끔찍한 위기 속에서도 하나님이 일하시는 순간을 빠짐없이 남겼던 누가의 태도에서 영적 기록의 중요성을 조명합니다. 눈앞의 현실이 암담하고 고통스러울지라도, 우리가 겪은 숱한 어려움과 철저한 회개의 눈물, 그리고 작지만 확실했던 기도 응답의 순간들을 하루하루 적어 내려가는 일은 결코 단순한 일기 쓰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쓰라린 실패조차도 훗날 누군가를 위한 영적인 자산으로 빚어내는 위대한 과정이며, 다음 세대에게 변치 않는 구원의 증거를 물려주는 거룩한 전승 방식입니다. 오늘 당신이 눈물로 적어 내려간 한 줄의 진실한 기록은, 언젠가 당신과 같은 풍랑을 만난 누군가에게 생명을 안내하는 소중한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닫힌 바다 끝에서 열리는 새로운 항해

모든 짐을 검은 바다에 내어버리고 의지하던 배마저 산산조각이 났을 때, 세상은 그것을 파멸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참된 신앙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하나님의 사람에게 절망이란 결코 마침표가 될 수 없습니다. 이 놀라운 설교는 우리의 시선을 부서진 배의 파편이 아닌, 난파 이후 새롭게 발을 디딘 몰타라는 낯선 해변으로 향하게 합니다.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막다른 길이라고 여겼던 바로 그곳에서 하나님은 바울에게 새로운 사역의 문을 열어 주셨고, 이는 또 다른 생명의 역사를 집필하는 찬란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인생의 광풍이 우리가 헛되이 움켜쥐고 있던 욕망들을 모두 부서뜨린 뒤에야, 비로소 하나님이 예비하신 진정한 은혜의 목적지가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지금 당신의 배는 어떤 거친 풍랑을 통과하고 있습니까.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되는 어두운 폭풍우 속에서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칠흑 같은 바다 위에서 여전히 우리 배의 키를 단단히 쥐고 계신 분의 변함없는 사랑입니다. 두려워 말라.” 유라굴로의 무서운 굉음 속에서도 바울의 귓가에 세미하게 울려 퍼졌던 그 음성이, 오늘 하루를 힘겹게 버텨내는 당신의 텅 빈 내면에도 따뜻하게 닿기를 바랍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인생의 바닥을 쳤다고 여겨지는 그 서늘한 순간, 당신은 좌절과 원망의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겠습니까, 아니면 찢어진 돛을 깁고 다시 한번 소망의 닻을 올리며 믿음의 위대한 항해를 이어가시겠습니까. 거센 파도는 잠시 우리의 배를 흔들 수 있을지 몰라도, 우리를 향해 시작된 그 깊고 푸른 섭리의 항해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www.davidja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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